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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눈과 시력
 모든 경골어류의 눈은 기본적으로 척추동물의 눈과 유사하다. 그리고 나름대로 물속 생활에 맞게 적응되어 있다.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는 여타의 척추동물과는 달리 원형이어서 가까운 것만을 볼 수 있는 일종의 광각렌즈 형태이다. 또한 거리를 조절할 때 일반 척추동물, 특히 조류나 포유류는 수정체를 양쪽에서 잡아당겨 그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초점거리의 원근을 조절하는데 반해, 어류는 렌즈 자체를 앞으로 내보내거나 뒤로 잡아당기는 후안근으로 망막과의 거리를 맞춘다. 한 마디로 물괴는 근시인데다, 몹시 눈이 나빠 흐릿한 형체만 보는 ''핀트가 맞지 않는 흐리멍텅한 시력''을 갖고 있다. 사람이나 조류의 눈은 감각기능을 나타내는 지수로서 1.0 또는 2.0식으로 나타낸다. 그 중 사람의 눈은 시력표 상에 2.0이 최고로 되어있다. 하지만 태평양 섬에 사는 사람이나 아프리카인 중 일부는 시력이 4.0인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시야를 가로막는 사물이 없고 공기가 맑은 좋은 조건이라면 사람의 눈은 4.0까지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반대로 0.3 또는 0.4 이하의 시력을 가진 사람은 안경이나 콘텍트 렌즈의 신세를 져야 한다. 물고기의 시력은 사람의 시력과 비교할 때 0.07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의 시력에 기준을 두고 측정한 이 수치는 사물을 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렌즈의 기능을 맡는 수정체의 정밀도나 핀트를 맞추는 초점조절기능,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 등에 맞춰 물고기의 시력을 수치화한 것이다. 일본의 동해대학 다무라 교수가 연구해낸 이 결과에 따르면 물고기의 시력은 사람의 기준으로 볼 때 0.25 - 0.07이다. 그러나 핀트가 잘 맞지 않는 뿌연 상태의 해상도가 낮은 상을 보게 된다고 한다. 이는 공기에 비해 물의 투명도가 나쁘기 때문에 물고기가 굳이 좋은 시력을 가질 필요가 없어서 생긴 결과라는 것이다. 더구나 깊은 곳에 사는 메기는 시력이 퇴화한 대신, 감각기능의 수염이 잘 발달하게 되었다. 한편 물고기는 인간에 비해 시야가 넓다. 앞에서 말한 대로 광각의 눈을 가졌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수정체가 광각이다. 사람이나 원숭이의 눈은 머리 전방에 있어서 팔을 좌우로 벌린 각, 그러니까 180도 가량의 시각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물고기의 대부분은 눈이 머리 좌우 측면에 붙어 있어서 270도 각도까지 본다. 게다가 안구가 튀어나와 있어서 상하방향 또한 잘 볼 수 있으며 눈 자체가 사람의 눈보다 폭 넓은 시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공기의 굴절율은 1.0인데 반해 물의 굴절율은 1.4이다. 따라서 낚싯대 끝을 물속으로 넣으면 커보인다. 또한 갯바위 가장자리에서는 물고기를 볼 수 없어도 물고기가 낚싯꾼을 먼저 보게 되는 것도 바로 굴절율 때문이다. 공기와 물의 굴절각의 비율은 4.2 : 3(=1.4)이므로 갯바위 끝이나 기타 물가에 서서 낚시를 하면서 물고기는 낚시인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도 물고기는 명확히 우리 낚시인의 모습을 올려다 보게 된다. 특히 물이 맑고 깨끗한 계류에서 산천어나 송어가 경계심이 강한 것도 이와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낚시인에 놀라 허둥지둥 숨는 산천어를 뒤늦게 목격할 수 있는데, 물고기 중에는 색갈을 구별할 줄 아는 물고기와 색채감이 없는 물고기가 있다. 물이 맑고 대체로 그다지 깊지 않은 곳에서 사는 연어.송어류, 잉어과 베스 등은 색감각이 있지만 의외로 감성돔은 색감각이 없다고 한다. 이는 감성돔이 야행성 물고기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다랑어와 가다랭이도 색체감각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바다어종 가운데 경계심이 강한 놈은 감성돔, 강.계류에서는 산천어가 경계심이 매우 높은 어종이다. 은어는 경계심보다는 자기들끼리의 투쟁심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물고기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색채나 형태만이 아니라 어떤 움직임이나 소리 또는 진동이라고 한다. 공기보다도 물은 소리나 진동의 전달력이 10배나 좋다. 그래서 바다가 조용한 날에는 갯바위를 밟고 다니는 갯바위 신발의 스파이크 소리에도 바닷고기가 놀라 도망하기도 한다. 더구나 물고기는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보라 등의 색깔 외에 인간은 볼 수 없는 자외선의 일부까지도 보며 사람과 마찬가지로 원이나 삼각 또는 사각형 등의 형태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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