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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는 동면하지 않는다
송귀섭<광주 무지개낚시회 고문> 만 5년 동안 낚시점을 운영하면서 찬바람이 불고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을 보내기란 어둠 속 긴 터널을 한없이 걸어 통과하는 기분이었다. 매년 10월 말이나 11월 초 납회가 끝나면 그 해 낚시가 끝난 것으로 생각하여 낚시가방을 창고에 넣어두고 이듬해 봄을 기다리기 때문인데, 낚시점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뚝 끊어진다. 그래도 서울ㆍ경기 지방에서는 비교적 겨울 낚시가 보편화 되어 있다. 서울·경기 지방이야 얼음낚시 특수를 맛보는 겨울 낚시가 활발하게 진행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여건이 좋은 남녘에서는 겨울낚시에 극히 소극적이다. 충청 이북 지방에서 얼음낚시가 한창일 때 남녘에서는 물낚시가 잘 되고 있는데도 낚시인들은 낚싯대를 고이 접어두고 꽃피는 춘삼월만 애타게 기다린다. 한겨울 남녘낚시터에 나가보면 거의 서울ㆍ경기 낚시꾼들이 낚시터를 차지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남녘 낚시꾼들이 대부분이고, 서울ㆍ경기 낚시꾼은 어쩌다 한두 팀 끼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왜 그럴까? 눈이 쌓여도 설산에 등산을 가고 하얀 눈밭 필드에 나가 골프를 즐기는데, 낚시꾼들은 왜 움츠릴까? 첫째, 많은 낚시꾼들은 붕어가 동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붕어는 양서류처럼 동면한다고 생각하여 겨울낚시에는 붕어가 낚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붕어는 동면하지 않는다. 겨울 붕어는 비활성 집단과 활성 집단으로 구분된다. 비활성 집단은 수온변화가 없는 깊은 수심층에 모여 활동을 최소화하고 수중호흡으로 플랑크톤만을 취하면서 겨울을 보낸다. 그러나 활성 집단은 활발한 회유활동에는 제한이 있으나 연안을 어슬렁거리면서 정상적인 먹이 활동을 한다. 둘째, 겨울낚시 기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찬바람이 나기 시작한 후 봄, 여름, 가을에 붕어낚시를 했던 곳에 기대하고 찾아갔다가 한 마리도 못 낚고 추위에 떨고 돌아오면 올해 낚시는 끝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하절기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채비와 미끼를 사용하고 똑같은 방법으로 낚시를 했음에도 입질 한번 못 받았으니 이제는 붕어낚시가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도 하다. 셋째, 추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추운 겨울날 물가에 앉아 있을 것을 미리 상상하면 자신이 없어지고 움츠러들게 된다. 그러나 용감하게 집을 나와 따사로운 햇빛이 드는 곳에 자리하고 앉아 따끈한 커피 한잔 기울이고 펄펄 끓인 라면 국물에 소주 한잔 곁들이는 맛이란 겨울낚시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운치가. 넷째, 기존의 낚시점에서 겨울 출조를 활발하게 하지 않고 움츠리기 때문이다. 남녘의 낚시점에서는 납회가 끝나고 나면 그해 민물출조를 마감해 버리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낚시인들도 덩달아 낚시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겨울철 저수지 낚시의 가능성과 기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겨울에도 붕어낚시가 되는가? - 겨울 월척 확률이 여름보다 높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5cm 이상의 얼음을 뚫고 낚시를 해도 붕어는 입질한다. 오히려 월척급 붕어를 만날 확률은 한여름 보다 겨울이 더 유리하다. 그 증거로 다음의 표를 제시한다. 무지개낚시회 월척 기록 봄 여름 가을 겨울 58% 9% 15% 18% 위의 표는 최근 3년 간 광주 무지개낚시회의 월척 일지에서 발췌한 자료이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봄에 대부분의 월척이 낚였다고는 하나 겨울에는 오히려 여름보다 많은 월척이 낚였다. 봄이야 누구나 알고 있는 산란기 특수가 있지만 겨울에는 전혀 낚이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오히려 여름보다 많은 월척이 낚인 것이다. 그 이유는 하절기 붕어의 회유범위가 저수지 전역으로 넓게 확산되는 것에 비해 겨울에는 회유범위가 최소화 하고, 은신처가 될만한 극히 좁은 자리에 겨울붕어가 모여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겨울붕어가 모여 있는 자리만 찾아 여기에 그들이 겨울에 즐겨 먹을 만한 미끼로 유혹하면 대물붕어를 낚아낼 확률이 높기 마련이다. 이와 같이 겨울 붕어낚시는 틀림 없이 가능하다. 그것도 양지쪽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즐기는 겨울낚시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어디에서 할 것인가? - 해안가 수초 많은 평지형 저수지 일반적으로 겨울 붕어낚시는 주로 바다와 연결된 수로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해안가 수로에 겨울 조황이 좋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장소만 잘 물색한다면 저수지에서도 붕어낚시를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조황도 보장받는다. 그렇다면 어떤 저수지를 찾아야 할까? 첫째, 해안 주변의 평지형 저수지라야 한다. 해안 주변의 기온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급격한 기온변화가 없다. 따라서 겨울에도 부분적으로 생성·활동을 하는 수중 미생물이 붕어의 겨울 먹이활동을 유도한다. 일정한 시간을 두고 부는 바닷바람은 물결을 일으켜 용존산소량을 증가시키고, 바닥을 뒤집어 물색을 탁하게 만든다. 또 겨울에도 새순을 틔우는 침수수초는 붕어의 은신처 역할을 하며, 수중 생태계를 활성화시킨다. 아울러 수심이 낮은 평지형 저수지에는 바닥가지 투과하는 햇볕이 수온을 상승시키고, 침수수초의 동화작용을 돕는다. 이런 여러 좋은 조건이 있기 때문에 해안의 평지형 저수지는 겨울에도 붕어의 활동이 비교적 활발하고 당연히 겨울낚시가 될 수 밖에 없다. 둘째, 내륙의 평지형 소류지를 찾아야 한다. 내륙에 위치해 있더라도 5,000평 이내의 평지형 소류지라면 겨울낚시가 된다. 내륙의 평지형 소류지는 대륙성 바람이 불어도 큰 파도가 일지 않을 정도로 바람의 영향을 덜받기 때문에 적어 수온의 변화가 크지 않다. 또 작은 규모의 수면에 내리 쬐는 햇볕은 수온을 높여주고 침수수초와 수중 미생물의 성장을 도와준다. 따라서 내륙의 평지형 소류지에 사는 붕어는 부분적인 활동을 하게 되고, 이른 산란에 대비하여 계속 먹이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륙의 평지형 소류지에서는 일조량이 충분한 장소를 택해 붕어의 제한된 활동공간 내에 찌를 세우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수초가 밀생한 평지형 저수지를 찾아야 한다. 저수지 전역에 수초가 밀생한 상태로 겨울을 나는 평지형 저수지라면 해안이든 내륙이든, 규모가 크든 작든 겨울낚시가 된다. 한겨울 수면을 덮고 있는 삭은 수초로는 줄풀을 위시하여 부들, 갈대, 뗏장수초를 들 수 있겠고, 물에 삭은 채 줄기만 서 있거나 잠겨있는 수초로는 연 줄기, 말풀류 등이 있다. 하지만 여름 동안 온통 수면을 덮고 있었던 마름이나 수련류 등은 겨울에는 완전히 녹아 찌꺼기만 바닥에 가라앉기 때문에 오히려 겨울낚시에 해가 된다. 여기에서 수초가 밀생한 저수지라 함은 저수지 수면의 절반 이상이 수초에 덮여 있는 저수지를 말한다. 만약 수면에 수초가 전혀 없는 평지형 저수지를 갔다면 물 속에 가라앉아 있는 말풀 줄기와 새롭게 움트는 말풀 새순이 얼마나 분포되어 있는가를 확인해 보고, 저수지 전역에서 새순이 낚시에 걸려나올 정도라면 겨울낚시를 시도해 볼 만하다. 넷째, 마을과 근접해 있는 저수지를 찾아야 한다. 마을과 가까이 있고 수초가 덮여 있는 평지형 저수지는 무조건 겨울낚시가 된다. 마을에서 흘러 들어오는 생활하수 속에 섞여 있는 유기물은 물 속 미생물의 생성을 돕고, 수중 미생물이 번성하면 물색이 탁하게 되는데, 붕어는 그런 곳을 선호한다. 또 마을에서 한여름 동안 큰 비에 밀려온 토사 속에는 많은 유기물이 섞여 있어 이러한 유기물이 저수지 바닥 토사에 묻혀 발효되면 저수지 전체의 수온을 상승시킨다. 그러므로 마을과 근접한 평지형 저수지는 겨울에도 붕어낚시가 된다. 이런 저수지는 피하라 - 계곡형 마사토 바닥에 동풍이 부는 곳 첫째, 물색이 투명하고 맑은 저수지는 피해야 한다. 해안의 평지형 소류지면서 수초가 전역을 덮고 있어 기가 막히게 좋은 곳 처럼 보여도 현장에 접근하여 물색을 보아 바닥이 훤히 보일 만큼 물색이 맑다면 미련 없이 돌아서야 한다. 그런 저수지는 수온이 많이 내려가 있는 상태이고 수중 플랑크톤이 전혀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붕어도 극도로 움츠려 있기 마련이다. 이런 저수지에서는 아무리 오래 찌를 세우고 있어도 붕어를 만나기 어렵다. 둘째, 계곡형 저수지는 피해야 한다. 계곡형 저수지는 연중 가장 늦게 낚시가 시작되고 가장 빨리 마감된다. 대부분의 계곡형 저수지는 골짜기를 통해 산에서 내려오는 냉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수온을 떨어뜨리고 한번 떨어진 수온은 저수지 연안을 감싸고 있는 산과 나무 그늘 때문에 좀처럼 수온상승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을을 지나면서부터는 붕어의 활동이 현저히 약해지며, 깊은 수심층에 움츠리고 연안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깊은 수심층을 공략할 수 있는 릴낚시가 아니고는 붕어 만나기가 어렵다. 셋째, 바닥이 모래나 마사토인 저수지는 피해야 한다. 저수지 바닥이 모래나 마사토로 되어 있는 저수지는 저수지 바닥의 토양에 유기물 함량이 극히 희박하므로 외부 요인 없이는 플랑크톤이 생기지 않고 일조량에 의한 수온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저수지는 특히 물색도 맑기 때문에 맑아 붕어의 접근이 없다. 그러므로 겨울낚시터에 나가서 그 저수지가 모래나 마사토 바닥이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저수지는 제철 콩알떡밥낚시터로 알맞다. 넷째, 동풍이나 북풍이 많이 부는 저수지는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동풍은 건조한 바람이고, 북풍은 찬 기운의 바람이다. 건조한 바람인 동풍이 불어오면 물의 증발을 유도하여 표층수온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붕어들이 움츠러 들고 입질을 하지 않는다. '동풍이 불면 낚시가 안 된다' 는 얘기는 이런 이유에서 나온 말이며, 얼음낚시 때도 마찬가지다. 또 북풍은 그 찬바람 자체가 대지와 수면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낚시가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동풍이나 북풍이 불 때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낚시해야 하는 저수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 포인트 분석 중·상류 수심 1~2m 수초대 겨울철에는 봄, 여름, 가을에 주요 포인트 역할을 했던 최상류 지대의 물골 부근 수초대에는 냉수가 흘러들거나 퇴적물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해 청태 등의 물때가 많이 낀다. 이 때문에 겨울에는 이런 곳은 포인트로써 가치가 떨어지며, 특히 수온변화가 자주 일어나고 밤낮의 기온차가 크면 물색이 맑아지기 때문에 붕어가 접근을 회피하는 장소가 된다. 반면에 중·상류지대의 수초대는 비교적 안정된 수온대를 유지하고 물때가 적게 끼며, 중앙에 있는 붕어의 접근 거리 내에 위치하므로 부분적으로 회유하여 접근하거나 안식처로 자리삼을 수 있다. 따라서 겨울에는 중·상류 수초대의 물색이 탁하고 1~2m의 수심을 보이는 곳이 포인트가 된다. 다만 상류지대라도 수심과 물색이 보장되고, 새물 유입이 없는 곳은 피하는 곳은 포인트가 된다는 것을 첨언 한다. 제방 중앙 침수 수초대 겨울 붕어는 수온변화에 민감하다. 그리고 안식처 근처를 떠나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비교적 수온변화가 적은, 적당한 수심대의 바닥에 침수수초가 있고, 제방이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곳이라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제방권에서도 <그림 1>에서 과 같이 제방 중앙이 포인트가 되고 양쪽 모서리 부분은 포인트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므로 눈으로 살펴봐서 그럴 듯해 보이는 제방 좌·우측 모서리 부분에 포인트를 정하고 앉은 꾼은 실패하기 쉽다. 각지·둠벙형 소류지, 침수수초 주변 각지형 저수지라 함은 3면이나 4면이 제방으로 둘러싸여 각을 이루고 있는 저수지를 말한다. 이런 곳은 저수지 전역의 수심이 2m 정도로 비교적 고르다. 각지형 저수지의 겨울낚시 포인트는 하절기 낚시 포인트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사방 어느 곳이나 물색과 침수수초 등의 여건만 적절하면 포인트가 된다. 다만 하절기에 상류지대의 낮은 수초지대가 대물 포인트였던 것에 비해 동절기에는 제방권이 주요 포인트가 된다는 점에서 여름과 차이를 보인다. 이런 각지형 저수지의 수초분포는 마름과 말풀류가 많으나 겨울 마름은 100% 삭아 없어지고 말풀류 수초의 새순이 물 속에서 자란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는 수초가 잘 보이지 않더라도 물 속을 자세히 관찰하여 침수수초를 확인한 후에 찌를 세워야 한다. 각지형 저수지이면서도 수초가 전혀 없는 곳이 있기도 한데, 이런 곳에서는 겨울낚시를 포기하는 것이 좋다. 둠벙형 저수지는 보통 벌판 한가운데나 수로 옆, 혹은 규모가 작은 마을 농토 부근에 있다. 이런 저수지는 부들, 갈대, 줄풀, 뗏장수초 등의 정수 수초와 말풀류 등의 침수 수초가 전역에 섞여 있으며, 겨울에도 사방에 수초가 잘 발달해 있다. 둠벙형 저수지의 포인트는 전역에 고루 분포한다. 물색이 탁하고 바닥에 썩은 수초더미가 없으며, 가급적 일조량이 많고 바람막이가 되는 쪽이 좋은 자리다. 둠벙형 저수지에서도 물이 맑고 청태 등의 장애요소가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보트낚시, 바닥 새순 자라는 곳 만약 겨울 저수지에서 보트낚시를 한다면 어느 곳이나 넓게 분포해 있는 수초에 접근해 중앙에서 연안 쪽을 보고 찌를 세우면 된다. 상류에서는 넓게 분포된 수초에 조용히 접근하여 찌를 세우면 그 곳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평지형 저수지 제방 중앙의 비교적 깊은 수심에서 낚시바늘로 바닥을 긁어봐서 수초의 새싹이 바늘에 걸려 나오는 곳에 폴대를 고정하고 스윙낚시를 하면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또 이곳 저곳을 낚싯대로 탐색하면서 저수지 바닥의 물골을 찾아 찌를 세우면 폭발적인 조과를 맛 볼 수도 있다. 지금까지 겨울철 저수지 낚시의 전반부라 할 수 있는 포인트까지 알아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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