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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211.xxx.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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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설탕과 소금은 어떻게 방부제 역할을 하는 걸까?
설탕이나 꿀에 잰 과일은 오랫동안 부패되지 않고 저장이 가능하다. 물론 설탕에 곰팡이가 스는 것을 본 사람도 없을 게다. 그러고 보면 설탕과 소금 사이에는 유사점이 많이 발견된다. 맛은 전혀 다른데도 말이다. 과일과 설탕을 섞어 잼을 만들지 말고 설탕 대신 소금을 사용해 과일잼을 만들어도 부패를 방지할 수 있다. 하기야 소금으로 만든 잼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테니 더 오래 먹을 수 있긴 하겠지만.... 인류가 생선이나 육류를 소금에 절여 갈무리하는 방법은 수천 년 동안 사용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서양인들에게는 설탕과 소금을 함께 사용해 숙성시킨 연어가 매우 인기가 있다. 그러고 보면 설탕도 소금처럼 살균작용을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면 왜 설탕이나 소금을 조금 뿌려 음식 맛을 돋울 정도만 사용했을 때는 방부제 노릇을 못하고, 듬뿍 사용할 때만 방부제 효과가 있을까? 사실 설탕이든 소금이든 적어도 음식물에 들어있는 수분의 20-25%가 되도록 사용해야 방부제 노릇을 한다. 이렇게 짙은 농도에서는 박테리아, 곰팡이, 효모 등이 살아남지 못한다. 음식물을 썩게 하는 미생물들이 음식물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번식하려면 꼭 물이 필요한데, 설탕이나 소금물이 이렇게 짙어지면 오히려 그들로부터 물을 빼앗아 버리기 때문에 죽거나 활동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화분에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꽃이 시들어 죽는 것도 똑같은 이치다. 꽃에 있던 수분이 화분 속에 있는 흙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화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삼투압 현상이라 부른다. 농도가 다른 두 용액 사이에 반투막이 있으면 엷은 용액에 있는 물분자가 반투막을 통해 짙은 용액 쪽으로 침투해 가지 때문에 반투막이 압력을 느끼는 상태가 된다. 박테리아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막도 반투막이고, 식물 세포막도 반투막이기 때문에 세포막 바깥쪽에 설탕이나 소금이 많이 녹아 있는 짙은 용액이 있으면 세포 내에 있는 물이 밖으로 나가버리게 된다. 신기한 것은 물은 이 막을 통과하나 다른 분자들은 통과하기 못한다는 점이다. 박테리아 세포 내에 있는 물이 한없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고 세포막 속과 바깥의 물에 녹아 있는 물질들의 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다시 말해 평형상태에 이를 때까지 물을 잃게 된다. 따라서 바깥 소금물이나 설탕물이 진할수록 세포 속 물이 많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 이야기는 아예 설탕가루나 소금을 잔뜩 뿌려주면 가장 확실하게 세균 세포를 쭈그러들어 죽게 한다는 얘기다. 다른 이유도 있지만 민물고기를 바닷물에 넣으면 삼투현상 때문에 몸속에 있는 물이 소금물(바닷물)로 빠져나가 죽게 된다. 지구상의 지질도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바다에 직접 닿아있는 커다란 사막국가가 많이 있다. 이 나라 국민들은 항시 그 흔한 바닷물을 어떻게 하면 담수화하여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눈앞에 한없이 넗게 펼쳐져 있는 그 바닷물을 해수욕으로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음용수 부족에 시달려야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이들은 몇 가지 방법으로(삼투현상을 반대방향으로 이용하는 역삼투법) 바닷물로부터 염분 없는 맑은 물을 얻는다. 바닷물에 압력을 주어 반투막을 통과시키면 물분자는 반투막을 통과하지만, 바닷물에 녹아있는 여러 가지 무기질은 반투막을 통과하지 못하므로 맑은 물을 얻는 것이다. 이 반투막 응용은 매우 다양하여 지금도 성능 좋은 반투막을 만들고자 과학자들의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사용해 온 동물의 방광막은 매우 훌륭한 반투막이며, 그에 버금가는 합성막 제조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이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니 속히 이들 과학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만 고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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